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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 전적 관련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복직 일주일 전 자살시도하여 끝내 사망한 근로자, 업무상 재해에 해당할까?
    • 작성일2024/11/06 18:30
    • 조회 57
    안녕하세요.
     
    무사퇴근연구소입니다.
     
    강제 전적 관련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복직 일주일 전 자살한 근로자에 대하여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 사례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1. 사건 경위
     
    A씨는 2010년 8월 현대제철 당진공장 협력업체에 입사한 뒤 줄곧 연주(연속주조) 조업지원 업무를 맡았습니다(3~4년마다 소속 회사명은 바뀌어도 하는 일은 동일하였음). 그런데 2021년 7월 현대제철 원청이 자회사 ‘현대ITC’ 추진안을 발표하면서 A씨가 일하던 협력업체는 2021년 8월31일부로 현대제철과 도급계약을 종료하였고 전 직원과의 고용관계도 종료하였습니다.
     
    자회사로 떠난 동료들도 있었지만 A씨는 자회사 채용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원청을 상대로 2016년 1월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취하하고 임금청구 소송을 비롯한 민사·형사·행정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부제소 확약서에 서명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A씨는 기존 협력업체 폐업 이후 3개월 간 ‘전적 대기’ 상태로 있다가 2021년 12월 냉연공장 롤샵업무로 배치됐습니다. 공정부터 취급하는 재료와 중량물, 사용하는 도구, 업무수행 방법까지 전혀 다른 업무였습니다. 2023년 3월 또 다시 업체가 변경됐고, A씨는 롤을 크레인으로 옮기는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업무에 투입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3월20일 A씨가 크레인으로 롤을 옮기는 작업 도중 조작 실수로 롤이 바닥에 적재된 여러 롤과 충돌해 파손되기도 하였습니다.
     
    A씨는 업무 변경을 위해 사측에 전보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병가 휴직을 냈습니다. 이후 병원에서 급성 스트레스 반응, 경도 우울 에피소드 등 진단을 받았습니다.
     
    A씨 부인의 진술에 의하면, A씨는 복직 시점이 다가올수록 예민해져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잠도 거의 자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복직일(2023년 9월 5일)을 일주일 남겨둔 8월29일, A씨는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이후 A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뇌사 판정을 받고 9월 6일 끝내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2. 업무상 재해의 의의 및 인정 요건
     
    (1) 업무상 재해의 의의
    근로자의 업무상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신체의 장해 또는 사망한 재해를 의미합니다.
     
    (2) 업무상 재해의 인정 요건
    산업재해보상법상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업무 수행성' 요건과 '업무 기인성'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근로자가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 등 질병이 발생하고 이로 인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어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 근로자가 수행한 업무와 근로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판례는 근로자의 업무로 인한 자살 사건에서 업무와 사망 사이 상당인과관계의 인정을 위한 판단 요소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판례는 근로자가 자살행위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에, 업무로 인하여 질병이 발생하거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그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이 유발 또는 악화되고, 그러한 질병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결여되거나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는 때에는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때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자살자의 질병 내지 후유증상의 정도, 그 질병의 일반적 증상, 요양기간, 회복가능성 유무, 연령, 신체적·심리적 상황, 자살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10. 30. 선고 2011두14692 판결 등 참조)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1) 업무수행성
    업무수행성이란 근로자가 사업주의 지휘명령 하에서 업무를 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판례도 사용자의 지배 또는 관리 하에서 이루어지는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및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에서 재해의 원인이 발생한 것을 말한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누13073 판결). 이 경우 지배관리란 사용자의 지시와 감독을 받는 상태를 말하며, 다만 사용자의 지배·관리 아래에 있는 이상 사업주의 일부 지시를 위반하거나 작업에서 일부 법규에 반하였다고 하여 업무수행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01.7.27. 선고 2000두5562 판결).
     
    2) 업무기인성
    업무기인성에서 사고와 재해 사이에 어느 정도의 관계가 있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학설은 견해를 달리 하고 있지만, 판례는 일반적인 경험과 지식에 비추어 그러한 사고가 있으면 그러한 재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인정되거나 추단되는 범위에서 인과관계를 인정하여야 한다는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습니다.
    인과관계의 입증은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해야 하는 바, 근로자의 사망이 업무 수행 중 일어났다 하더라도 그 사인이 분명하지 아니할 때에는 업무에 기인한 사망이라고 추정할 수 없습니다. 입증의 방법과 정도는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당해 근로자의 건강 상태, 작업장에 질병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었는지의 여부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본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대법원 1993.10.12. 선고 93누9408 판결). 또한 업무와 재해와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대법원 1999.4.23. 선고 97누16495 판결).
     

    3. 사업장 제언
     
    하청업체 측은 공단에  “자회사 설립 후 입사 및 공정 선택은 재해자 선택이었으며 3천만원의 롤 파손건에 대한 책임도 묻지 않은 상태이므로 업무와의 연관성을 당사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지만, 공단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최근 업무로 인해 우울증 등 정신 질환이 발생하고 자살까지 이어지는 경우 판례가 업무상재해로 인정하는 케이스가 많아 지고 있는 만큼 업무상 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근로자의 고충사항을 곧바로 회사에서 인식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를 받을 수 있는 고충 처리 절차를 두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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