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련소 하청업체 노동자의 급성백혈병 첫 산재 인정 판결
- 작성일2023/12/0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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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무사퇴근 연구소입니다.
오늘은 제련소에서 7년 가까이 일한 뒤 급성백혈병에 걸린 사내 하청업체 노동자가 근로복지공단의 판단과는 반대로 1심 법원에서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사안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제반 사실관계
진모씨는 지난 2009년 12월부터 6년 9개월간 영풍 석포제련소 하청업체인 동진기업·신창기업에 소속돼 공정 과정에서 나오는 용액의 불순물을 제거하고(필터프레스 작업) 하화장(작업장)을 청소하는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그는 2017년 3월 8일 급성 전골수성 백혈병을 진단받은 뒤,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당시 근로복지공단은 질병과 업무 간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2021년 6월 요양불승인처분을 한 바 있습니다. 이에 진씨는 "포름알데히드, 비소, 아연, 카드뮴, 구리, 납, 수은 등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업무 환경에서 일했고, 60대 나이에 3교대 근무를 하며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여러 유해인자에 복합적으로 노출돼 업무상 질병으로 보아야 한다"며 2021년 9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이 사건 질병과 업무상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 근거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근거로 진씨의 백혈병이 산업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이 사건 판결의 의의
업무상 질병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주요 쟁점은 질병과 업무 상 상당인과관계로 이 사건 재판의 쟁점은 업무 중 근로자가 노출된 포름알데히드 노출의 정도였습니다. 한편, 근로복지공단의 자문기관인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 결과, 해당 작업장에서 노동자 2인이 노출된 포름알데히드 농도는 0 .003ppm 남짓으로 고용노동부 노출기준인 0 .3ppm에 약 1 %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유해인자에 대한 감수성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며 “노출기준 이하의 작업환경이라는 이유만으로 직업성 질병의 이환(병에 걸림)을 부정하는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으며, 추가적으로 “비록 현재까지 백혈병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의학적으로 확인된 물질은 포름알데히드 뿐이지만, (진씨가 노출된 ) 나머지 발암물질들 이 백혈병 의 발병 또는 악화와 무관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며 근로복지공단의 판단과는 반대의 의견을 내었습니다.
최근까지는 업무와 질병 간 상당인과관계를 판단함에 있어 의학적으로 규명된 관련성으로만 초점을 맞춰 판단하여 업무상 질병 인정 범위를 좁게 판단하는 경향이 존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판결에서 법원이 "포름알데히드 외의 발암물질도 백혈병과 관련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향후 업무와 질병 간 상당인과관계 판단 시 의학적으로 명확히 규명된 관련성으로 제한하여 판단하는 경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이는 점에서 이번 판결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